코로나 검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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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 거제보건소

연말연시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도 확진자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던 시간동안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의 식당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었다.

 

확진자의 개인신상도 모를 뿐더러 같은 식당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와 내 동료들 대부분은 코로나 검사 대상자로 선정이 되어 가까운 선별진료소(보건소)를 찾아 코로나검사를 하게 되었다.

 

이 포스팅은 직접 코로나검사를 해본 경험 공유차 작성되었음을 참고하자.

 

내가 찾은 거제시보건소는 원래 오후 5시까지가 코로나검사를 시행하는 곳 이다.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도 코로나 검사를 실시할 수 있었는데 늦은 시간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호복을 입고 장갑을 착용한채 우리를 맞이해주시는 의료진 분들이 너무나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나의 경우 코로나관련 증상이 전무하다.

 

열도 나지 않고 두통이나 근육통 호흡기 질환도 전혀 없는 상태였다.

 

거제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게 되면 보건소 입구에 위치한 의료진들에게 개인 신상을 알려주게 된다.

 

이때 신분증지참은 필수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핸드폰케이스 안에 신분증이 있었기에 큰 무리없이 내 신상정보를 알려줄 수 있었다.

 

주소지와 이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후에는 현재 증상이나 개인소견등에 대해 간단한 면담이 이루어 지고 의료진 분이 A4 종이에 출력된 '자가격리 대상자를 위한 생활수칙 안내문'을 나누어주면서 한번 읽어보라고 하신다. 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스티커 2개를 받아들고 정해진 길을 따라 나아가니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대기할 수 있는 공간에 다다르게 된다.

 

멀리서 코로나 검사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동료의 모습이 보인다.

 

간이 부스에 투명 칸막이에는 사람의 팔을 집어 넣고 시료를 채취할 고무장갑이 보인다. 

 

뉴스나 TV에서만 보아오던 검사를 내가 직접 경험하게 될 줄이야...

 

조금 먼 거리였지만 동료가 검사받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시료는 입과 코를 통해 총 2번 채취하게 된다.

 

처음 입에 넣을 때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는데 하얗고 길다란 막대기를 코안으로 밀어 넣을때에는 적지않게 충격을 받게된다.

 

생각보다 얇고 긴 막대기가 코속으로 끝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쑤욱~하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코로나 검사 중

그 모습을 뒤에서 보고있지나 왠지 모르게 두려운 마음에 들었다.

 

차라리 그런 모습을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마음이 더 편했을 것 만 같다.

 

동료의 코로나검사가 끝이나고 이제는 나의 차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투명 칸막이 앞에 서게되었고 적당히 긴 면봉같은 것을 이용해 '아'하고 벌린 내 입에서 시료를 채취한다.

 

역시 첫 번째 시료채취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내가 동료의 뒤에서 지켜보았던 공포의 두번째 시료채취가 남아있다.

 

이번에는 의료진분께서 무릎을 살짝 굽히고 자세를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그 말에 따라 자세를 낮추고 두 눈을 감고 있으니 내 코 속으로 쇠꼬챙이 같은 느낌의 무언가가 쑤욱하고 들어온다.

 

그냥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들어와서는 이리저리 몇번이고 후벼파는 듯 한 느낌이 드는데 이 순간 면봉이 들어간 쪽의 왼쪽눈에서 눈물이 펭하고 맺힌다.

 

정말 면봉이 더 이상 들어오면 안될 것 같을 정도로 깊게 들어왔음에도 멈추지 않고 더 더 들어오는 기분...

 

시간으로 재어보면 아주 잠깐의 시간일지 모르지만 그 시간이 나에게는 막 1분 처럼 길게 느껴졌다.

 

시료채취가 끝나고 눈물이 살짝 맺힌 내 왼쪽눈을 손가락으로 닦아낸다.

 

나의 아들1호와 2호가 가끔 병원에서 독감검사 받을때마다 울면서 검사 거부할때면 안아프고 잠깐이면 된다면서 달래주곤 했는데 그때 아이들의 마음을 더 잘 알것같다. 몇 번의 경험이 있었으니 정말 싫었을 것이다.

 

의료진께서는 검사가 끝난 후에는 절대 다른 곳에 들르지 말고 바로 집에 들어가야 하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절대 자가격리를 해야한다고 당부를 주셨다.

 

원래 토요일에는 지인과 함께 사람없는 곳의 노지캠핑이 계획되어있었다.

 

하지만 하필 검사를 금요일 저녁에 받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캠핑은 취소. 어쩔 수 있나.

 

지금 같은 상황에 자가격리대상자 생활수칙을 어겨가면서 놀러다니고 싶진 않았다.

 

검사를 끝마치고 나니 코가 몇 분정도 얼얼하고 눈에 맺힌 눈물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함께 검사를 받은 동료들 모두가 그런 느낌이라고 한다.

 

코로나 검사 후 이틀동안 밖에 절대 나가지 않고 집안에 있는 음식들과 배달음식을 이용해가며 주말을 보내게 된다.

 

코로나검사 결과 통보는 보통 24시간이 걸린다던데 나의 경우는 24시간이 살짝 지나 카카오톡을 통해서 결과 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검사 결과는 '음성'

 

코로나 검사 결과통보 카카오톡

나와 동료들 모두 음성판정을 받게되었다.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밀접촉자도 아니었고 큰 식당에서 어딘지 모를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를 했을 수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검사를 받게 되었던것이기 때문.

 

어쨌든 2일간의 자가격리 덕분에 황금같은 주말을 포함해 집콕하게 되었지만 확진자가 아니라서 나와 내 가족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만약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해 코로나검사를 실시했다면 자가격리 생활수칙을 준수해가며 밖에 나돌아 다닐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하자.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 덕분에 평소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다가올 2021년에는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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