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와온해변 차박 솔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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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와온해변 차박 솔캠 후기

2박 3일의 첫 차박지 순천 와온해변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큰 목표가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였기 때문에 이 주변에서 차박이 가능한 곳을 찾고 있었는데 네이버 지도로 여기저기를 뒤져보다가 안지기님이 여기 괜찮아 보이는데?라는 말에 무작정 지도를 확대해서 알게 된 곳이 와온해변이다.

 

그리고 포털 사이트에 바로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 순천 차박지로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다. 바로 앞에 슈퍼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전남 갯벌 뷰도 만나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고민없이 와온해변으로 차박지를 선택하게 된다.

 

순천 와온해변
순천 와온해변 차박 뷰
와온마을

순천만습지 주차장에서 약 20~30분 정도면 이곳에 도착한다. 지도로 보기에는 매우 가까워 보였는데 막상 달려보니 시간이 꾀 걸리더라. 태풍 북상 이야기로 떠들썩했던 9월 1일 수요일의 와온해변 모습. 사실 와온해변은 위 사진의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고 내가 선택한 곳은 '와온항'이다. 와온 해변에도 작은 공원과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는데 그곳의 뷰 보다는 이곳의 뷰가 더 마음에 들었기에 나는 이곳을 차박지로 선택했다.

 

하늘이 흐리고 언제 비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함께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제법 되었다. 그래도 실제 차박을 위해 이 곳을 찾은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자리 경쟁 없이 마음에 드는 오션뷰를 선택할 수 있었다.

 

와온항 360도 어라운드 뷰 영상

순천 와온해변 차박

와온항 갯벌

내가 사는 거제도에서는 쉽게 만나지 못하는 넓은 갯벌이 끝을 모르고 펼쳐진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내 카메라로 담지 못했지만 '게'와 '짱뚱어'가 엄청 많았다는 사실. 위 사진에 보이는 작은 돌멩이 같은 모습들이 모두 '바다게'들이다. 정말 수십 수백만 개체수는 될 것처럼 보였는데 희한하게도 갯벌 구멍에 들어가 있지 않고 다들 밖으로 나와있었다. 진귀한 풍경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칠게와 짱뚱어를 구경하느라 바빴다.

 

와온마을

입구에는 와온마을을 알리는 구조물이 멋지게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옆으로 쓰레기장이 자리한다. 음.... 역시 차박족들이 많이 찾다 보니 전용 분리수거통이 있어도 쓰레기로 넘쳐난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도 많았지만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 또한 만만치 않았다. 저런 꼴 때문에 차 박하는 사람들을 지역민들이 많이 싫어한다고, 나 같아도 싫겠다. 저런 모습이 싫어 나는 쓰레기봉투를 챙겨 왔다. 어차피 혼자 온 차박에 밥은 식당을 이용하거나 도시락 하나에 맥주가 전부라 쓰레기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방파제

안쪽으로는 방파제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다. 이곳의 방파제는 길이가 엄~청 길다. 끝까지 걸어가 보고 싶었지만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니 일단 차박 세팅부터 해보도록 한다.

 

카니발R리무진 차박 세팅

나의 차박 세팅. 순정상태로 차박 하기 최적화된 차량 덕분에 2명까지는 정말 쾌적하게 차박이 가능하다. 2열 의자는 총 3개였는데 2개만 떼어내서 집에 두었고 1개는 반으로 접어둔 모습. 혼자 오다 보니 폴딩박스 1개에 간단한 짐만 챙겨서 매우 심플하게 차박을 떠날 수 있었다.

 

바닥에는 자충 매트 1개 그 위로 집에서 쓰던 담요 1개를 깔고 다시 그 위로 얇은 침낭 1개를 두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집에서 사용하는 '베개'를 가지고 왔다는 점. 캠핑용 베개가 있긴 하지만 역시 집에서 사용하는 베개가 최고다. 덕분에 숙면했을 정도.

혹시나 싶어 보조배터리도 큰 거 2개를 챙겼지만 절반도 사용하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차박 오션뷰. 트렁크의 개방감이 넓다 보니 바다를 가득 담을 수 있어 이런 방식의 차박을 선호하는 편이다. 거제도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 솔캠 차박지로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다.

 

천장에는 1천원 다이소 빨랫줄을 연결해 크레모아 쓰리페이스M을 설치하고 2박 3일 동안 조명 걱정 없이 밝게 생활했다. 

 

저녁 편의점 도시락

저녁은 순천만습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구입한 4,900원 도시락과 맥주. 와온항에도 와온슈퍼와 이마트24 편의점이 있지만 혹시나 도시락이 없을 수도 있었기에 미리 사둔 것이다. 전자레인지에 돌린 채로 30분 정도가 지난 상태기 때문에 따뜻한 온기기 조금이라도 더 남아있을 때 후딱 먹어 치웠다. 

 

가족들과 캠핑 다닐 때는 항상 불판에 불 올리고 고기를 구워 먹거나 찌개를 끓여 먹곤 했는데 솔캠 때는 이렇게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 쓰레기 처리도 쉽고 설거지도 필요 없기 때문.

 

이제 차박지에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화장실을 알아보러 갈 시간.

 

와온항 차박 화장실

와온해변 화장실

와온항의 화장실은 마을 주민과 어업인들을 위한 화장실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화장실 이용에 편의를 제공하고자 마을 어르신들께서 무보수로 화장실 청소 및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감사할 따름.

 

이 정도 안내문구를 보았다면 제발 자기 집 화장실처럼 깨끗하게 사용해주길 바랄 뿐이다.

 

화장실

소변기 1개, 대변기 1개가 설치되어 있다. 규모에 비해서 변기 개수가 아쉬웠지만 화장지도 구비되어 있고 어린 아기를 위한 기저귀 교환대까지 설치가 되어있다. 청소도 잘 되어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와온 마을 어르신들께 매우 매우 감사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 한 가지 문제점. 칸막이 손잡이가 부러져서 끈으로 임시방편으로 사용 중이었다. 잠금장치가 없기 때문에 큰 볼일을 볼 때는 저 끈을 안에서 잡고 있어야 한다. 내가 이용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없어서 문제없었지만 주의는 해야 할 듯하다.

 

어쨌든 만족스러운 와온해변 화장실 컨디션이었다.

 

차에 돌아와 1열과 트렁크에 모기장 설치. 볼품없어도 효과는 좋다.

 

순천 와온항 노을

옅은 빗방울이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엔가 먼 바다가 붉은빛으로 물들더니 아름다운 노을을 만들어 준다. 흐린 날 생각지도 못했던 노을에 트렁크 모기장을 제거하고 얼른 핸드폰 카메라를 열어 사진을 한 장 남겼다. 장관이었다.

 

트렁크에 기대앉아 도서관에서 빌려온 유튜버 김작가님의 럭키라는 책도 읽어본다. 내용도 좋고 분량도 작아 이런 상황에서 읽기 좋은 책이었다. 실제 캠핑 중에 다 읽었다. 나름 뿌듯.

 

책 읽으면서 분위기 좀 내고 있을 때 다시 비가 내린다. 트렁크 안으로 비가 제법 떨어졌기에 트렁크를 닫고 조명을 밝힌 채 차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다른 캠퍼들처럼 나의 솔캠 차박에는 멋들어진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없다. 그냥 저대로 해가 지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보다가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다가 가족들과 전화통화도 하다가 자동차 천장으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집중하기도 하다가 저녁 8시가 조금 넘었을 때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낯선 곳에서 잠들기 힘들 거라는 나의 생각과 달리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말 꿀잠 잤다. 중간에 소변이 마려워 한번 깬 것 말고는 기분 좋은 수면이었다. 다만 새벽 4시에 완전히 눈이 떠버렸다는 게 함정. ㅋㅋ 그래도 7시간 이상의 숙면이다. 그러고 보니 어제 순천만 습지 용산전망대 끝까지 갔다 와서 피곤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둘째 날

와온해변 트렁크 뷰

둘째 날 새벽 6시 26분의 와온해변의 모습. 트렁크를 활짝 열어두니 이른 가을 찬 공기에 몸이 시리다. 집에서 챙겨 온 얇은 바람막이를 걸치고서는 트렁크에 걸터앉아 해변을 감상한다. 이쯤 되면 가족들도 다 일어나서 전화가 올 타이밍인데 아직은 연락이 없다.

 

바로 앞 갯벌에 어제는 얼굴을 내밀고 있던 칠게들이 오늘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아침은 간단하게 어제 미리 구입해 둔 컵라면. 솔캠에는 부피 작고 화력 좋은 국민 버너가 최고다. 컵라면은 음식쓰레기도 만들기 싫어서 국물까지 모조리 흡입. 

 

카누 한잔

식후엔 국민 아메리카노 '카누' 한잔. 가을 찬 바람과 함께 바다를 보고 있으니 내가 멋진 놈 처럼 느껴진다. 이런 소소한 만족감과 행복감 너무 좋다.

 

오잉? 그런 내 모습이 꼴 보기 싫었는지 갑자기 비가 내린다. 부랴부랴 다시 트렁크 문을 닫았다.

 

비가 왔다 안 왔다. 다시 날이 맑아져서 주변 거닐어본다.

 

와온해변 차박
나 혼자다 두둥.

나 말고 차박하는 분이 1분 더 있었는데 언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내 차만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다.

 

방파제, 남파랑길

비가 오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르니 다시 칠게? 가 엄청나게 나와있다. 위에 보이는 검은색 형체가 구멍이 아니라 다 '게'들이다.

 

기다란 방파제 끝자락에는 조업을 위한 배들이 바닷물을 만나지 못한 채 갯벌 위로 가지런히 정렬되어있다. 방파제 끝까지 걸어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다시 차에 돌아와서 멋진 갯벌뷰 감상

비가 오지 않았기에 방파제 다음으로 바로 옆에 있던 남파랑 데크길을 방문해본다. 나는 이제야 구경하는 것이지만 자동차를 타고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잠시 들러 구경하고 사진 찍고 하던 곳이다.

 

남파랑길 순천 61코스

데크길 중간에는 짱뚱어와 흑두루미?로 보이는 캐릭터 조형물이 설치되어있어 사진을 남기기 좋다.

 

순천만 s 코스를 연상시키는 물길
멀리 방파제가 보인다.

방송에서 여러 번 보았던 전통 조개 잡는 방식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실제 이른 아침부터 위 방법대로 조개를 수확하는 분들이 모습이 간혹 보인다.

 

이디야 커피

데크를 거닐다 보니 2층 높이에 이디야 커피가 있었다. 오는 길에 카페가 제법 보였었는데 이곳은 와온항에서 걸어서 2~3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뷰도 좋아서 나쁘지 않을 듯. 

 

혼자서 아침 산책을 하고 있을 때 집에서 걸려온 전화. 부스스한 모습의 아들 1호와 2호가 아빠 보고 싶다면서 반갑게 인사한다. 이렇게 영상통화로 만나니 왜 이리 반갑던지. 막상 옆에 있으면 징글징글할 텐데 ㅋㅋㅋ


순천 와온해변의 평일 차박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주말은 어떨지 모르지만 잠시 들렀다 구경만 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을 뿐 차박을 하는 사람이 적어 화장실 이용도 편했고 저녁과 밤에 고기를 구워 먹거나 고성방가를 일삼는 사람이 없어 조용히 차박을 즐길 수 있었다. 

 

이곳에서 먹은 것이라고는 도시락, 컵라면, 맥주 1캔, 커피 1잔이 전부다. 덕분에 쓰레기도 작은 봉지 하나로 해결할 수 있었다.

 

순천만 특유의 갯벌과 아름다운 노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온해변. 순천의 차박 명소로 인정이다. 

 

부디 다음에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도 내가 머물렀던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해서 오랫동안 차박 명소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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